전세계 구석구석

멕시코, 뜨겁고 낯선 당신에게

바쁜누나 2025. 5. 31. 17:08

 

1편 – 도시가 나를 두렵게 했고, 도시답게 나를 끌어당겼다

프리다칼로 자화상

-프리다 칼로의 다큐멘터리, 그 한 장면에서 시작되었다


어느 날, 우연히 접한 프리다 칼로의 다큐멘터리.
그녀의 눈빛과 숨소리, 붓 터치와 상처 위에 겹쳐지는 그림들이
머릿속을 맴돌았다.
그 순간부터 ‘멕시코’라는 나라가 나의 리스트에 올라가기 시작했다.

그리고 마침내,
나는 그녀가 숨 쉬던 그 도시,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.
직항도 없었어서 캐나다를 경유해서 장장 21시간 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. 

🏙️ 멕시코시티 – 도시가 가진 이중성에 압도되다


처음 마주한 멕시코시티는 생각보다 크고, 복잡하고,
놀랍도록 생명력 넘치면서도 불안감이 느껴지는 도시였다. 

오~~ 영화에서만 보던 흥이 많지만 무서운 도시 멕시코. 서유럽쪽 여행에만 익숙했던 나에게 

멕시코는 처음부터 너무 궁금하지만 마음을 놀 수 없는 나라였던 이유는, 

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가이드님이 끊임없이 안전에 대해 강조강조를 하셨던 때문이기도 하다. 

얼마전 한국인이 납치되었다는 얘기 (1차 충격) 

여긴 도시인데? 썩 온전해보이지 않는 너무나도 낡은 차들 (비닐로 유리를 대신한 차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. 여기서 2차 충격) 

3차 충격은 머지않아 일어났다. 


신호에 잠깐 멈췄을 뿐인데,
어디선가 아이들이 달려와 차창을 닦기 시작했다.
“익숙한 일이에요”라며 웃던 운전기사의 표정 뒤에,
나는 이곳의 일상이 가진 구조적 불안감을 읽을 수 있었다.

그리고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.

> “생각보다… 외국인 납치도 자주 일어나요.
너무 깊은 동네는 혼자 가지 마세요.”

놀람과 두려움, 공포..그런데 그 와중에 저~기 언덕에 빼곡하게 보이는 집들은 

영화속 환상에 들어와있는 기분이 들게했고, 저기 어디서 기타를 치며 삼삼오오 노래를 부르는 흥많은 

아주머니가 있을것만 같은 기분....이 복합적인 감정이 굉장히 묘했다.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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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 카사 아술 – 프리다 칼로의 집 앞에서 나는 멈췄다


그녀가 살던 파란 집,
‘라 카사 아술(La Casa Azul)’에 도착했을 때
나는 시간 여행을 한 듯 멍하니 서 있었다.

벽 하나, 침대 하나, 붕대 하나, 붓 하나,
모든 것에서 그녀의 고통과 예술의 결합이 보였다.

> 프리다의 그림은 꾸며낸 상처가 아니라
살아 있는 현실을 색으로 바꾼 기록이었다.


나는 그 집 안에서
그녀가 바라보던 멕시코를, 조금은 볼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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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시를 걸으며 마주한 정과 음악


총기와 긴장, 납치와 불안감이 도시에 존재하는 건 맞다.
하지만 그 속엔 동시에
흥 넘치는 사람들과 정 많은 눈빛,
그리고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음악과 타코의 향기가 있었다.

벽화는 마치 도시에 핏줄처럼 얽혀 있었고,
거리의 춤과 포옹은 낯선 나에게도
“괜찮아, 넌 여기 있어도 돼”라고 말하는 듯했다.

무서웠지만, 빠져들지 않을 수 없던 도시


멕시코시티는
‘좋다’거나 ‘나쁘다’로 말할 수 없는 도시였다.
그보다는,

> “이 도시엔 무엇이든 있다.
그러니 무엇이든 감당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.”


그 도시는 나를 두렵게 했고,
그 도시답게 나를 끌어당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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🧭 다음 이야기 예고

2편에서는 도시를 벗어나
지하의 동굴 온천과 라틴의 밤으로 향합니다.
끓는 물 옆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,
그리고 내가 아이들과 함께 수로를 타고 미끄러진 날의 이야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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